핵심인재는 세컨드 리더 육성으로 지속된다
날짜 : 2018-02-14 09:25:31
만약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빠진다면? 기업은 대체불가 1인자를 보유한 것으로 자랑하지 말고, 대체가능한 세컨드 리더 육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강현진 컨설턴트 hjkang@tnfleaders.com)
<무한도전> 멤버에서 유재석이 빠진다면, 그 자리는 누가 대신할까?
필자는 소위 '무도빠'이다. 멤버들과 함께 30대를 보냈고, 이제 그들과 같은 40대로 함께 익어간다. 11년 간 <무한도전>의 변함없는 1인자의 자리를 지켜온 유재석. 그의 성품과 한결 같은 열심과 노력, 곳곳에서 들려오는 미담들을 통해 사람들은 그를 좋아하고 닮고 싶어하며, 나아가 그의 리더십을 정의하기도 한다. 그와 함께 하는 멤버들은 어떠한가. '평균이하'라는 수식어답게 각자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며 리더와 함께 하고 있다.
그런데 유재석의 역할을 다른 멤버들이 하고자 하면 예능이 갑자기 어려운 다큐멘터리가 된다. 실제로 <무한도전>에서는 다양한 코너를 통해 이러한 현상을 직접 보여왔다. 각자의 역할을 충분히 잘 발휘하던 멤버들은 유재석이 맡은 진행을 하라고 하면 길 잃은 어린아이처럼 유재석을 찾을 뿐이었다. 서로 "어떡하지?", "우리한테 이런 거 시키지 마요" 등 당황해하며 좌충우돌한다. 물론 예능이기 때문에 그 과정 자체로도 웃음을 유발한다. 동시에 '역시 유재석' 을 인정하게 되고 그가 과연 <무한도전>의 대체불가 1인자임을 보여준다.
조직에서 대체불가 1인자는 위험하다.
# 회사의 핵심인재로 인정을 받고 있는 A팀장.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달려가는 홍반장처럼 A팀장은 늘 바쁘다. 물론 실력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고 따르는 팀원들도 많지만 자신에게 맡겨진 일들을 위임하는 것이 쉽지 않다. 팀은 A팀장이 있을 때와 없을 때가 달라지고, 팀원들은 오매불망 팀장이 와서 결정하고 해결해주기만을 바라게 된다.
만약 위의 <무한도전>과 같은 상황이 기업에서, 조직 내에서 발생한다면 어떨까?
대체불가의 리더는 스스로 높은 성취감을 얻게 되고, 내적 동기부여의 능력도 대단하다. 후배들의 멘토가 되기도 하고 핵심인재로서 기업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모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리더의 부재가 발생하면 그야말로 대체불가의 혼란이 오고 만다. 물론 팀 내 모든 팀원들이 리더를 대신할 필요는 없지만, 조직의 2인자는 위임을 받아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문제는 리더가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위임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A팀장의 입장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위임해야 할지 여유있게 생각하고 짜볼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팀장은 계속 바쁠 뿐이고 팀원들은 점점 방황하게 될 뿐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유능한 A팀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자랑거리에 안주하게 되면 그가 없을 때 기관 마비가 올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를 아는 기업은 핵심인재를 선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속성을 가지고 핵심인재 그룹을 유지하는 것에 집중한다.
세컨드 리더 육성의 중요성
- 1인자에게 자신의 일을 잘 하기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부하를 리더로 양성하는 새로운 challenge를 통해 일에 사명감 선사
- 2인자에게 바쁜 1인자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줌으로써 차세대 핵심인재로서의 내공을 쌓는 비전을 그리는 미래지향 인재양성
세컨드 리더의 육성, 기업의 영속성을 이끄는 핵심인재를 이어간다.
# 사회가 세분화되어 갈수록, 조직의 규모가 커져갈수록 1인자의 역할은 축소되는 반면 2인자들의 역할은 증대된다. 최종 결정권을 가진 1인자는 항상 2인자들의 조언과 도움을 필요로 한다. 제 아무리 뛰어난 재능과 능력을 갖고 있어도 그것을 인정하고 신뢰하는 1인자를 만나지 못하면 그 어떤 성공도 이끌어낼 수 없다. 또한 조직의 역량이 커져갈수록 1인자는 2인자의 소신을 존중하고 발전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자칫 둘의 관계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 독단으로 흐르거나 배신의 빌미가 된다(나채훈, 삼국지의 책사들, 2010).
최근 박지성은 감독이 아닌 축구 행정가로서의 변신을 선언했다. 그는 히딩크 감독이나 퍼커슨 감독을 경험하며 자신의 자리와 역할이 어디에 있을지를 고민하고 결정했다. 그리고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한 후배육성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이는 자리의 우열이 아니라 1인자 못지 않은 세컨드 리더라는 포지션의 가치를 인지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영학자 짐 콜린스(Jim Collins)는 그의 저서 'Good to Great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에서 위대한 기업의 성공 요인으로 핵심 인재 확보를 꼽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인 모회사의 CEO 도 "똑똑한 한 명이 만 명을 먹여 살린다" 라는 모토로 글로벌 핵심인재를 확보에 회사의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한다.
킹 메이커, 페이스메이커 등은 세컨드 리더의 한 예이다. 그렇다면 리더와 세컨드 리더의 역할과 포지션은 분명 구분되어 있다. 그러나 리더십과 팔로워십은 결국 같다. 이 둘은 손바닥과 손등의 차이일 뿐이지, 결국 같은 손이다.
세컨드 리더를 성공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안하자면 첫째, 자기 스스로를 인지하고 학습조직 리더로서의 역량을 갖추게 하는 후보자 교육, 그리고 둘째, 부하 육성을 위한 코칭전문가로서 리더를 거듭나게 하는 과정 등이 가능하다. 이제 리더십의 키워드는 ‘코칭’으로 옮겨지고 있음을 참고하자.
이제 핵심인재를 확보한 기업은 핵심인재인 리더들과 함께 세컨드리더를 키우는 데에도 동일한 밀도의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요즘 조직마다 바쁜 제1 리더를 대신할 '대체가능'한 세컨드리더의 형태로 파트장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것이 기업의 차원으로 확대될 때에는 제 1리더와 세컨드리더가 모두 핵심인재로서 바통터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핵심인재의 육성이 1세대에서 끝나지 않도록 핵심인재 그룹을 운영하여 그들의 시너지가 기업의 영속성에 발전기가 된다면, 대체불가의 리더를 뺏기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하기보다 대체가능한 핵심인재를 통해 흔들림없는 경영전략도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