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문맹을 만들지 않는 컨설팅의 자세
날짜 : 2018-02-14 09:31:55
“21세기 문맹인은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배운 것을 잊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없는 사람이다”- 엘빈
토플러
수준 높은 교육 컨설팅은 성공적인 교육 운영이나 Output에서 그치지 않고 대상자들이 학(學)에서 습(習)으로 내재화되도록 해야 한다.
(강현진 차석 컨설턴트 hjkang@tnfleaders.com)
21세기를 사는 나는 혹시, 문맹?!
살면서 우리는 글자를 배우는 즐거움, 그 배운 글자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즐거움, 그 즐거움이 연속되어 배움의 맛을 알게 된 즐거움, 그 배움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소름 돋는 즐거움 등을 경험한다.
그런데 그 이후, 즉 깨달음의 즐거움 이후 적용과 변화의 즐거움부터는 사람마다 경험치가 달라진다.
정보와 지식을 얻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어 배움도 쉽고 빠르게, 깨달음도 직접적이고 감각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 깨달음을 통해 나에게 적용하고자 하면, 배움의 속도만큼 빠르고 즉각적인 변화를 기대하거나, 깨달음 자체에서 만족하게 되는 것이다.
‘21세기 문맹’이라는 말은 최근에 등장한 단어가 아니다. 성인들에게 학습의 통로가 다양해졌음에도 그것이 업무와 삶에 적용되어 변화를 목격하는 성취를 경험하지 못해 수 년째 “문맹인 듯, 문맹 아닌, 문맹 같은” 21세기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밀려드는 지식의 양과 과도한 업무, 생각하지 않아야 편한 환경에서 계속 생각하기를 강요받는 사회의 풍토가 만연하면, 그 속의 성인들이 참여하는 교육도 원론에서 끝나거나 늘 그 밥에 그 나물 같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교육으로 많은 직장인들을 만나야 하는 교육 컨설팅 펌과 우리는 배움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배운다는 “學習”의 의미를 살리는 교육 컨설팅
한자어 ‘학습(學習)’은 “배우고 익힌다” 라는 뜻을 갖고 있다. 배우는 것은 능동형인데 익는 것은 수동형이다.
공자는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따로 익히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라고 하였다. “학”에서 “습”으로 가는 데에 때(時)가 필요한 것이다.
나는 감정관리가 어렵고, 남(특히 상사나 연장자)의 얘기와 지적을 여과없이 흡수하여 생각만 복잡해질 때가 있었다. 내가 그렇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 30년 가까이 그랬다. 그러다 교육을 받으며 나에게 오는 외부의 자극에 선택적 반응을 하는 것을 나에게 적용하여 훈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시던 CEO에게서 ‘생각과 사실을 구분하라’는 말씀을 깊이 담고 역시 나에게 적용하고 때마다 연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때(時)가 필요하고 시간이 걸렸지만, 나를 스스로 힘들게 하는 것으로부터 매우 자유로워져 있다.
배움이 나에게 스며들어 실천하고 변화하는 習으로 익어가는 것은 나의 힘
으로 된 것이 아니다. 배움도, 변화의 이식도, 실천도 “익히는” 수준으로 가도록 교육이 나를 움직인 것이다.
우리가 하는 교육과 컨설팅의 모든 설계는 공교육처럼 지속력을 갖고 우리가 끌고 가기가 현실상 어렵고, 사교육처럼 개개인을 마크하기도 쉽지 않다.
성인을 대상으로, 기업교육을 담당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컨설팅 펌을 통해 목적을 갖고 오는 고객사와 대상자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고민의 자세가 필요하다. 제안서 한 줄, 미팅 한 마디에 그러한 고민을 담으면 고객사는 분명히 느낀다. 늘 성공적일 수는 없지만, 우리가 장착하는 자세의 기본이 그러하다면 그 과정이 우리에게 또 하나의 배움(學)이 되고, 경험이 쌓일수록 익혀지지(習)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