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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고 가려는 보스 vs 따르고 싶은 리더

날짜 : 2018-04-19 16:46:09

시간이 지날수록 멋진 수사가 붙은 수많은 리더십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가장 실천하기 어려우면서도 뛰어난 리더십은 "서번트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조성훈 컨설턴트(shcho@tnfleaders.com)


서번트 리더십의 유래와 개요

간단하게 서번트 리더십의 사전적 정의를 짚고 시작하면, 서번트 리더십이란 조직원에게 목표를 공유하고 구성원들의 성장을 도모하면서 리더와 구성원간의 신뢰를 형성시켜 궁극적으로 조직성과를 달성하게 하는 리더십이다.

서번트 리더십은 AT&T의 임원 출신의 로버트 그린리프가 무려 1970년에 떠올린 리더십이다. 그는 AT&T를 다니면서 그 당시에는 절대 흔한 생각이 아니었던, "조직은 조직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헤르만 헤세의 '동방순례'라는 책에 등장하는 '레오'라는 인물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의 모델로 서번트 리더십 이론을 생각해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레오는 순례단의 궃은 일을 도맡아하는 하인과 같은 존재로서 구성원 중 가장 낮은 위치에 있었다. 여행 도중 레오는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레오가 없는 순례단은 혼란스런 상황에 처하게 되어 결국은 여행을 중단하기에 이른다. 레오가 없어진 뒤에야 그 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몇 년 후 레오를 찾았을 때 그가 단지 하인이 아니라 순례단을 후원한 교단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교단의 책임자인 동시에 정신적 지도자이며 훌륭한 리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이 서번트 리더십은 필요한 욕구를 채워주고 지친 영혼을 위로해주며 방향제시까지 해주던 여행단의 하인인 레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서 고안되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그린리프는 1970년에 "The servant as Leader"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는 서번트 리더의 특성을 인내, 친절, 겸손, 존중, 정직, 헌신 등이라고 말한다.


전통적 리더십과의 차이점

첫째는 자원에 대한 인식이다. 서번트 리더는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 조직의 구성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조직원들의 업무 추진 과정에서 자신은 구성원들의 성장을 도와주고 능력을 육성시킬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전통적 리더는 부하를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여러가지 자원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결과를 우선적으로 보기 때문에 부하들은 자신이 지시한 것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대상으로만 생각한다. 따라서 전통적인 리더는 일의 결과 및 생산성 등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

둘째는 조직의 구성원에 대한 믿음과 임파워먼트이다. 서번트 리더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움직일 때 조직의 성장에 가장 큰 힘이 된다는 믿음으로 구성원의 능력을 믿으며, 업무와 관련하여 그들의 판단을 존중하고, 조직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며, 구성원들이 권한을 행사하면서 업무를 추진할 때 부딪히는 애로사항을 제거해 주기 위해서 노력한다. 구성원의 능력이 부족한 경우, 필요한 자원을 지원해 주거나 리더가 직접 그들을 코칭하며 도움을 준다.

이에 반해 전통적 리더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이 부하의 지식보다 우위에 있다고만 생각하기 때문에 부하들을 자신의 틀 안에 가두려 든다. 그들은 부하들의 진심어린 비판이나 반대의견을 무시하는 경향이 매우 짙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구성원들에 대한 투자와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다. 서번트 리더는 자기 시간 중 많은 시간을 구성원을 위하여 사용한다. 구성원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며, 목표수립 과정에서 부하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켜 구성원들의 생각과 의견을 경청하며 크고 작은 정보를 모두 공유하는 반면, 전통적 리더는 상명하달식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 있다.


더 이상 막연하거나 이상적이지는 않은 서번트 리더십

서번트 리더십의 적합한 인물들을 생각해보면 예수, 슈바이처 의사, 간디, 테레사 수녀 등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현실에서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미국인들이 존경하는 기업에 꼽히는 세계 최대의 청소업체 서비스 마스터의 월리엄 폴라드 전 회장은 회사 구성원들과 함께 고객사인 병원의 계단과 화장실 변기를 함께 청소했다. 조직원들의 어려움을 직접 체험하고 함께 서비스 현장을 경험한 것이다. 그 외에도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3M 등의 사례가 있다.

피터 드러커는 '미래경영'이란 책에서 지식시대에서는 기업 내의 상사, 부하의 구분이 없어지고 지시와 감독이 통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리더가 부하들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이끌어야 한다는 기존의 전통적 리더십 패러다임에서 리더가 구성원들을 위해서 헌신하며 구성원들의 리더십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서번트 리더십 위주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상사와 부하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게 되는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가득한 현대사회에서 서번트 리더십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중요하다.

현대사회로 올수록 뛰어난 개인들이 많이 모여서 함께 일하지만, 그만큼 서로의 다양한 욕구가 일치하지 않아 시너지 효과가 나기보다 규모의 불경제와 흡사한 링겔만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있고, 트렌드가 변하고 있는 만큼 타성에 젖어 부하 직원들을 강제로 끌고 가려는 보스가 아니라 구성원들이 따르고 싶은 마음이 드는 리더가 살아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