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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Hard’에서 ‘Think Hard’로

날짜 : 2018-10-11 16:57:09

‘Work Hard’에서 ‘Think Hard’

2018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근로자들은 단축된 시간 안에 주어진 과업을 충실히 수행하면서도 조직이 원하는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더 이상 성과라는 것이 시간의 절대적인 양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시대가 말하고 있다. 이제는 어떠한 직무를 막론하고 주어진 시간에 더 열심히 일하려고(Work) 하지 말고 더 치열하게 생각하며(Think) 혁신해 나가야 한다.

박자림 컨설턴트 jrpark@tnfleaders.com

 

 

 

 

 

 

 

 

 

 

 

 

 

 

 

 

 

 

대한민국 노동 실태

우리나라 근로자 1인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연평균 근로시간인 1,766시간보다 347시간이 많고, 전체 34개 회원국 중 두 번째로 장시간 근로가 많다.[1] 그러나 7월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라는 환영할 만한 소식에도 근로자들이 반신반의한 이유는 이미 2004년 한차례 법정근로시간이 40시간으로 단축되었지만 별다른 효용성을 거두지 못했던 까닭이다. 워라밸, 소확행, 솔로 이코노미를 외치는 그 어느 세대보다도 개성이 뚜렷한 밀레니얼 세대가 한국 사회의 주력일꾼이 되고 있는 만큼, 근로시간 단축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이미 구축되어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근로시간의 단축이 우리가 덜 일해도 된다는 것이 아닌, 더 잘 일해야 된다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1. 더 이상 시간의 축적이 결과물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의 밑바탕에는 저가 인력과 저가 시장이 있었다. 한국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논리는 이 시대와는 맞지 않은 어불성설이다. 이미 한국의 근로자들은 OECD 국가 평균보다 연간 2달 더 일하면서 시간당 실질임금은 2/3 수준으로 받고 있다. 우리는 이미 열심히 일(work)하고 있다. 그러나 열심히 생각(think)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확신에 차 대답할 수 있는 근로자는 얼마나 될 것인가. 200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 대학의 로버트 루카스 교수는 경제성장의 주된 요인을 인적자본의 축적이라고 말한다.[2] 이 때의 연구자료는 1960년대~2000년대의 한국 경제로, 당시 한국은 선진국을 추격하는 모방형 전략을 취했고, 주입식 교육에 의해 배출된 모방형 인적자본이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한국과 선진국의 격차가 크지 않은 지금, 모방형 인적자본보다 창의형 인적자본이 경제를 주도해야만 유의미한 발전을 할 수 있다. 창의형 인적자본은 주어진 일을 묵묵하게 곧이곧대로 완수하는 사람이 아닌 창의적으로 생각하며 혁신해나가고, 이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인물이다.

2. 진정한 몰입을 통한 창의성 발현

아직까지도 창의성이 불현듯 떠오르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미안하지만 창의성이 제로에 가까운 사람이다. 창의성은 치열한 몰입상태에서 대부분 등장한다. 뉴턴은 만유인력을 어떻게 발견했느냐는 주위의 질문에 내내 그 생각만 했으니까.”라고 답했다. 즉 충분히 오래 생각하면 누구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열심히 몸을 움직여 하루하루의 과업을 완수하는 것보다, 열심히 생각하고 고민하여 이미 경험하고 있는 프로세스에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성과를 내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혁신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 꼭 제로(0)에서 시작할 필요는 없다.

 

3. 궁극적인 HR 지향점

근로시간 단축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중대 사안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회적 공감대가 만연했던 만큼, 변화를 예상할 수 없었던 사안도 아니다. 그러나 이 변화에 대응하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 대부분의 기업들은 지금에서야 우왕좌왕하고 있다. 줄어든 시간만큼 업무 효율을 빠르게 높이기 위한 워크스마트 교육(시간관리, 정보관리 측면)도 단기적 차원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문화를 지양하고 더 열심히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또한 주구장창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이 아닌, 놀면서도 짧은 시간에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이 진짜 실력자라는 합의된 공동의 담론을 형성하는 것에 주력하여야 한다.

 

결언 : 더 열심히 일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

52시간 근무제는 모방형 노력파보다 창의형 천재가 인정받는 환경으로 조직이 변화할 것을 예견한다. 열심히 소처럼 일하는 시대는 저물었다. 시간보다 결과물로써 증명해내야 한다. 치열하게 몰입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며,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가야 한다. ‘업무 scope만 숙달되면 그 후로는 편해라는 식의 태도는 조직의 발전에도, 나의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기적으로 스스로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내 안의 창의성을 꺼내야 할 때다. 그리고 어떤 직무에서건 창의성을 발휘하는 인재는 어쩔 수 없이 튀어(superb) 나온다. 우리 기업의 핵심가치인 창의성이 그저 그럴 듯해 보이는 구호로, 혹은 진부하게 느껴지는가? 창의성이라는 핵심가치가 진실로 중요한 조직이라면 이제는 창의형 천재가 상 받고, 승진하고, 이곳저곳에서 툭툭 튀어나올 것이다.

 

l  참고문헌

김승택•김원식, “근로시간 단축과 정책과제”, 한국노동연구원, 2004.5

변양규•김선우, “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쟁점과 성공을 위한 선결과제”, KERI Brief 13권 제19, 한국경제연구원, 2013.6

 



[1] 2016 OECD 고용동향 보고서

[2] 1993‘Econmetrica’ 저널 ‘Making a Mira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