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ual_title

워라밸의 진정한 가치, 잡 크래프팅

날짜 : 2019-08-30 10:16:29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9 to 6, 하루에 적어도 8시간을 일한다. 이는 수면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의 절반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일주일의 절반, 한 달의 절반, 인생의 절반을 우리는 일을 하며 산다. 억지로 일하는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하는 일은 곧 자아실현의 장이다.


박자림 컨설턴트 jrpark@tnfleaders.com


2019워라밸 시대 , 잡크래프팅의 의의

'워라밸’은 이제 트렌드 수준을 넘어 삶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 월급은 좀 덜 받더라도 , 승진이 다소 늦더라도 , 자기의 호흡에 맞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을 꿈꾸는 사람이 늘고 있다 . 그간 우리나라는 빠른 성공신화에 길들여진 채 과로가 일상인 직장인들이 많았던 탓에 이런 흐름은반갑다 . 그런데 워라밸 담론에서 아쉬운 점은 대부분 퇴근 이후의 삶 에대해서만 얘기한다는 점이다 . 퇴근 이후에 운동하고 , 취미활동을 하고 , 또는 누구의 간섭도 없이 소파에 늘어지게 누워 편안하게 쉬는 방식에 관한얘기로 가득하다 . 문제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적어도 주중 하루 9 시간이상을 퇴근 전 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 적어도 주중 하루 9 시간 이상을퇴근 전에 사용하는 직장인에게는 퇴근 후의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계획만큼이나 퇴근 전의 시간을 제대로 똑똑하게 쓰는 방법이 중요하다 . 올리는 기획안은 모조리 반려되고 , 고작 5 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는 팀장에게난도질을 당하며 회사에서 끔찍한 시간을 보냈다면 , 퇴근 후 두 시간의 취미생활이 아무리 만족스럽 다 해도 삶은 여전히 고단할 수밖에 없다.


 일의 의미를 찾아 가치를 부여하는 활동

잡 크래프팅은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스스로 변화시켜 일을 더 욱 의미있게 만드는 일련의 활동이다. 구성원들의 자발적, 능동적 활동이 핵심이기에 기존의 직무설계와는 차별점이 있다. 기존의 직무설계는 주로 HR부서나 조직의 리더들이 주도해서 이뤄지는top-down 방식이었다면, 잡 크래프팅은 조직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의 업무를 스스로 의미화해서 변화시키는 bottom-up 방식이다. 여기에 craft라는 의미가 더해진건, 내가 스스로 내일의주인, 직장인의 마음가짐으로 한땀한땀 세심하고 심사숙고하여 일의 의미를 큐레이션 해야 한다는 것에 있다. 삼성 경제연구소에 따라 다음의 순서를 도출할 수 있다.

1) 업무의 난이도와 범위 조정은 자신의 권한 내에서 과제의 개수와 난이도를 조정하거나 새로운 업무영역에 도전하는 것

2) 고객 및 동료와의 관계 재구축 확인

3) 자기일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해야함

4) 일에 대한 자기인식을 긍정적으로 전환


    잡크래프팅의 핵심은 주인의식

    미국의 음식점 체인인 징거맨스는 오픈북 경영이라는 정보공유시스템을 운영하여 유명해졌다. 징거맨스의 모든 회의에는 구성원의 참여가 보장된다. 재무 정보나 투자의사 결정과 같은 핵심적인 주제가 모든 구성원에게 공유된다. 이런 관행은 징거맨스만의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핵심은 모든 구성원을 회사의 주인으로 여기며 존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디즈니랜드는 모든 구성원을 배우를 뜻하는 캐스트멤버라고 부른다. 미국의 컴팩사는 셀방식으로 전환하며 대량분업의 상징인 컨베이어라인을 없애 명의 작업자가 공정을 책임지고 생산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셀방식은 구성원 개인에게 최종 생산물에 대한 책임감, 성과향상, 동기부여와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주었다.

    HRD에서잡크래프팅의의미

    그간 HRD 조직이 리더십파이프라인 이라는 R&R 정해두고 이를 교육을 통해 구성원에게 강요(?)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HRD 보수적이라는 통념이 생길 밖에 없는 이유이다. 누군가에게 억지로 받는 교육이 아니라, 내가 주인이 되어 스스로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제는 모든 교육의 단에 라는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  내가 교육의 진짜 주인공이 되어 스스로 교육을 나의 방식대로 의미큐레이션 하는 것이다. 진정한 행동변화의 동력은 타인에 의해서 억지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찰을 통해 자연적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잡크래프팅은 일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지만 일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결국 자신의 인생에 대한 성찰이기도 하다. 그런 에서 끊임없이 성찰하도록 자극하는 교육이야말로 HRD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행복과 가치를 실현하는 인생설계

    피터드러커는 말했다. “조직에 속한 구성원은 누구나 자신을 한 명의 경영자로 인식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직무와 작업그룹에 대한 책임, 전체조직의 성과에 공헌할 책임, 작업공동체의 사회적 소명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부담할 의무가 있다. ”왜 구성원인 내가 경영자 마인드를 가져야 하냐고 묻는다면, 경영자에게는 엄청난 책임감이 필요하고, 이 책임감은 곧 강력한 동기부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잡크래프팅은 나를 경영자로 만들어주는 작업이다. 눈앞의 주어진 일을 처리하기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라, 처리하면서 동시에 머리에는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내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이 질문이 내가 나아 갈 길을 알려 줄 것이다. 스스로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면 아무런 변화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