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가 이끄는 근무혁신 10계명’ : 유연근무는 활발하게 편
날짜 : 2019-09-18 13:44:16
시대는 이미 변화하고 있다. 유연근무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회사 분위기, 동료 및 직장 상사의 눈치, 평가에 대한 불이익 등의 이유로 유연근무제 도입을 망설이고 있다면 시대 흐름에 맞는 생산성 제고의 기회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보아야 할 때이다.
백채연 컨설턴트 cybaek@tnfleaders.com
유연근무제, 있어도 쓰기 눈치 보여요!
워킹맘 한수연(34)씨는 지난해부터 숨통이 트였다. 한씨가 다니던 회사가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면서부터다. 회사는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을 기준으로 하되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 10시30분까지 출근할 수 있는 유연 근무제를 본격 도입했다. 한씨는 오전엔 직접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건 남편에게 맡겼다. 이전엔 사업을 하는 남편에게 등하원을 모두 책임지게 해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녀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전에 유연 근무제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활용하는 직원이 많지 않았다. 지난해 7월부터 차츰 활용하는 직원이 늘어나고, 눈치보며 쓰는 분위기가 없어지면서 부담이 줄었다"고 한다.
여전히 낮은 유연근무제 도입률
이번 달은 ‘관리자가 이끄는 근무혁신 10게명’ 가운데 △일하는 방법의 ‘유연근무는 활발하게’ 편을 함께 살펴보자. 유연근로시간제는 근로시간을 언제, 얼마나 할지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작년에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500대 기업 중 유연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은 약 절반 수준인 52.5%로 확인됐다. 국내 기업의 유연근무제 도입률은 미국(86%)이나 유럽(66%)에 비해 낮은 편이다. 많은 기업들이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동료 및 직장 상사의 눈치, 유연근무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회사 분위기, 원활한 업무추진에 방해, 평가에 대한 불이익 등의 이유로 아직 유연근무제를 도입하지 못하는 기업도 많이 있다.
유연근무제와 생산성 제고의 상관관계
사례 1) 아모레퍼시픽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극 도입한 대기업 중 하나다. 가장 큰 특징은 '자율 근무제'다. 직원 개인이 일주일 단위로 출퇴근 시간을 정하고 법정근로시간인 40시간을 채우면 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새로운 근무제를 적용한 결과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자율 근무제가 오히려 회사와 직원 간 신뢰를 높인다는 평가가 많다"고 했다.
사례 2) HDC현대산업개발 또한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이후 직원들의 복지가 향상됐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이 본사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3%가 시차 출퇴근제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 중 70%는 유연해진 출퇴근으로 인해 전보다 더욱 근무시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응답했다.
사례 3) 중소기업의 사례는 어떨까? 최근 약 130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는 인천시 소재 제조업체는 유연근무제에 대한 우려를 직무 특성에 따른 ‘맞춤형 유연근로시간제’로 풀었다. 연구소 근로자에게는 ‘재량 근로시간제’를 적용 , 현장직 근로자에게는 연장·휴일근로에 대한 ‘고정 OT’를 적용했다. 또한 근로시간 축소로 임금감소에 대한 임금보전 제도 지원책으로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제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근로시간을 단축시키고, 직원들의 업무집중도 향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를 만들었다. 10명 이상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으며,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이처럼, 유연근무제의 성공적인 도입 및 운영을 위해서는 사업주의 의지와 함께 근로자와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또한, 사업주의 일방적인 선택 및 운영 보다는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기업 내부적으로 보완해야 할 제도에 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시대는 이미 변화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유연근무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회사 분위기, 동료 및
직장 상사의 눈치, 평가에 대한 불이익 등의 이유로 유연근무제 도입을 망설이고 있는 기업, 혹은 무늬만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기업이 있다면, 시대 흐름에 맞는
생산성 제고의 기회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보아야 할 때이다.
참고문헌 - 매일경제 [관리자가 이끄는 근무혁신⑧] 19.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