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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적 책임

날짜 : 2020-02-03 17:03:06

애플·아마존·JP모건 등 참여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서 기업 존재 목적을 이윤추구를 넘어 고객, 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당사자의 번영 극대화라고 발표했다. 기업의 존재목적이 이윤 추구에서 사회적 책임으로 전환을 맞고 있는 시대이다.

 백채연 컨설턴트 cybaek@tnfleaders.com

 20198, 미국 주요 대기업 CEO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BRT)은 기업의 존재 목적을 이윤 추구와 주주 이익 극대화를 넘어 고객, 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커뮤니티 등 모든 이해당사자의 번영 극대화로 바꾼다는 성명을 발표했다.[1] BRT1972년에 설립된 미국 200개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로서 1978년부터 주기적으로 기업 경영 원칙을 발표했고 1997년에는 주주 이익 극대화를 기업의 존재목적이라고 발표했었다. 이번 성명은 200개 회원 기업 중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애플의 팀 쿡, JP 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GM의 메리 베라 등 181개 기업 CEO가 서명에 참여했다. 20년 만에 기업의 존재목적이 이윤 추구에서 사회적 책임으로 전환을 맞고 있는 것이다. 성명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CEO 181명이 서명한 성명서 주요 내용 요약

1. 기업 결정은 더 이상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됨

2. 기업은 고객, 직원, 납품업체, 사회 등 모든 이해당사자를 고려해야 함.

3. 기업은 이해당사자를 위한 근본적 책무를 공유, 가치를 창출해야 함.

4.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보상,교육 등 직원 투자 강화해야 함.

5. 공정하게 납품업체를 대하고, 주주를 위한 장기적 가치를 창출해야 함.

이러한 BRT 성명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철학적 전환' 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불평등과 환경 파괴 등 사회 문제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이를 무마하려는 의도라고 폄하하는 이들도 있다. NYT는 구체적인 행동 계획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기업들이 점점 강화되고 있는 사회적 감시망에 대해 `무언의 인정`을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2] 뉴욕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일부 언론도 진정성을 보이려면 일반 직원들의 수천, 수만 배에 달하는 최고경영진 보수를 제한하고 근로조건과 거래 관행 등을 개선하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성명서가 기존 `주주 가치 극대화`라는 자유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먼의 오래된 이론을 신봉한 기존 성명으로부터의 `주요한 철학적 전환`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업이 어떤 결정을 할 때 단지 주주들을 위한 고이윤 창출에만 기초하지 않고 종업원, 고객, 사회 등 모든 이해당사자를 고려하기로 했다"고 평가했다.[3]

물론 이러한 난제를 한번에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업종 특성상 수익과 공익을 동시에 창출하기 힘든 곳이 더 많다. 사회적 책임에 너무 신경 쓰다가 수익 창출이라는 기업 본연의 임무에 소홀할 수도 있다. 가장 좋은것은 사회적 가치를 수익과 연결할 수 있는 경영 방식과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방법일 것이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기업에게 이전에 하지 않던 질문을 던지고 있다. “내가 구입하는 이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어떤 곳인가? 내가 이 물건을 구입함으로써 누구를, 어떤 가치를 후원하게 되는가?” 라는 질문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러한 질문에 제대로 된 철학을 갖고 답할 수 있는 기업이 고객의 마음을 열고, 지속적인 가능성 또한 열어나갈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1] ‘주주이익넘어 사회적 책무선언한 미국 기업들 2019.08.20 한겨레

[2] 주주이익, 기업 최우선 목표 아니다 2019.08.20 매일경제

[3] 주주이익, 기업 최우선 목표 아니다 2019.08.20 매일경제